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사거리. 웅장하게 서 있는 독립문의 맞은편으로 장바구니를 손에 쥔 사람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서대문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전통시장인 '영천시장'을 찾은 사람들이다. ‘영천시장’은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시장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지만, 예부터 이곳 영천동 주민들의 삶과 함께 호흡해 온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조선시대의 떡전거리를 시작으로 영천장, 관동시장을 거쳐 다시 영천시장이 되기까지. 우리나라의 굵직한 역사와 함께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영천의 영천시장? 아니 서울의 영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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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장은 서대문구에 남아 있는 전통시장이다.영천시장의 시작에 관해서는 조선시대 때 ‘떡전거리’로 유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나, 시장이 들어서게 된 정확한 연도는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과거 서대문구 안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자그마한 개울가 판자촌 일대에서 저절로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혹자는 일제강점기 때의 ‘관동시장’을 영천시장의 모태로 보기도 한다. 1914년 일제는 과거 청나라 관리들을 접대하던 ‘모화관이 있는 자리’라는 뜻으로 지금의 독립문 자리에 ‘관동(館洞)’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천장이 ‘관동시장’이 된 까닭이다.
이후 시장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한 차례 전소되었으며, 전쟁의 상흔에서 벗어날 무렵에야 비로소 일제로 인해 붙여졌던 관동이라는 지명 대신에 지금의 ‘영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영천(靈泉)이라는 이름은 당시 독립문 공원 뒤편에 있던 금화산(현 안산)의 약수가 모든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한편, 영천시장은 주거 지역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예부터 식자재로 유명했다. 하지만 서대문형무소가 이전해 가고 독립문 일대가 개발에 뒤처지면서, 시설이 노후하고 편의시설이 미비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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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장은 점포 130여 개 규모의 자그마한 시장이지만, 각종 식자재부터 섬유, 완구, 서적 등 없는 것이 없는 만물시장이다.그리하여 2000년대 이후 노점을 포함한 상인들이 상인회를 재정비하고 독자적으로 비 가림 천막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가 하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무등록시장이었던 영천시장은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전통시장'으로서 인증을 받았다.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3년에는 ‘서울형 신시장 모델’의 대상으로 선정됐다. 성북구 정릉시장, 도봉구 신창시장, 관악구 신원시장, 강동구 길동시장 등과 함께 ‘서울형 신시장 모델’로 선정된 영천시장은 지속적인 현대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천시장의 매력 포인트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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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5년 개최됐던 '동립장'의 모습이다. '마을을 다시 세워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시작된 동립장에서는 그간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를 통해 전통시장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영천시장 입구에 있는 어린이공원에서 열리는 토요독립장터는 지역 주민과 시장 상인들이 모이는 벼룩시장으로 꾸려진다. 여러 공예품, 예술품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등의 문화행사도 열리며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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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영천시장의 명물이라 불리는 꽈배기. 그냥 꽈배기랑 별반 다를 게 없을 것 같지만 한 번 맛보고 나면 이곳 꽈배기를 또 먹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올 정도라고.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기름에 자글자글 튀기는 꽈배기 소리를 듣고 있으면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이곳만의 손맛으로 영천시장의 명물이 되어버린 꽈배기. 평일에도 일찍 가지 않으면 벌써 품절이라니 먹고 싶은 생각이 있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일찍부터 가는 것이 좋겠다.
참, 최근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주목받은 떡볶이도 있다. 떡볶이와 튀김을 함께 버무려 주는데, 맛도 좋지만 인심도 넉넉하다고. 서울에서는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함과 따뜻함이 있는 곳, 독립문 가까운 영천시장에서 배도 채우고 주변 명소들도 돌아보자.
영천시장 주변에는 독립문을 비롯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경교장, 서울역사박물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답니다. 곳곳에 자리한 역사, 문화적 명소도 들러보시고, 영천시장에서 허기도 달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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